저는 언젠가부터 향수를 뿌리지 않게 된 사람이에요.

전에는 매일 어디를 가도 가방에 늘 지니고 다니면서 수시로 향을 뿌리고 입혔죠. 그러다 점점 내 외출 반경은 회사와 집 뿐이고 만나는 사람도 가족과 오래된 친구, 연인만 남게되니까 더이상 향수로 멋을 내는것에 소홀하게 되더라고요. 막연히 잘 보일 사람이 없어서 그런거 보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인스타에 꽃집향 이라는 단어에 사로잡혀 생일선물로 이 향수를 골랐어요. 가끔 꽃시장에서 맡았던 그 향기는 되게 좋았거든요. 향수가 도착하고 바로 뿌려봤는데! 초록초록한 줄기 자른 향부터 축축한 물냄새, 그리고 마지막에 풍겨오는 풍성한 꽃향! 정말 꽃시장, 꽃집향이 확 풍겼어요. 향수를 받은 후로 옷에도 침구에도 몸에도 막 뿌리고 있답니다. 괜히 뿌리고 나가고 싶어서 없던 약속도 마구 잡고싶어요. 전 향수를 뿌릴 일이 없던게 아니라 향에 질렸던거죠. 별것 아닌데 기분 전환이 크게 되서 정말 만족합니다. 아 개인적으로 뿌린 직후는 좀 뭐랄까 과하고.. 10-30분이 지나면 풀향, 꽃향 잔잔히 올라오는데 딱 좋아요. 지속력은 첫 3-4시간 까지는 향수 뿌렸다 하는 티가 나고 그 후로는 잔향이 살짝살짝 나는데 비누냄새 같고 좋아요.